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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미국은 왜 직무급제가 발달하게 되었나?

by ordinary wage 2022. 9. 2.

 

오늘은 미국의 대표적인 임금체계가 직무급 제도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데, 미국은 왜 직무급 제도가 발달하게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발전하게 한 요인으로는 사회, 경제적 환경, 법 제도, 직무 및 시장임금 정보로 볼 수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직무마다_다른_임금
직무마다 다른 임금

사회적, 경제적 환경에 따른 직무급 제도 발전

첫째로 2차 산업혁명 시기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의 영향으로 발전하게 되는데요.미국의 전형적인 임금체계는 직무급으로서 이론으로 많이 들었던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최근에는 속인적 요소인 숙련급, 역량급이나 성과급 등 변동적 급여를 반영한 형태로 임금체계가 보완되고 있는 중입니다.

 

1) 2차 산업혁명 시기

미국에서 직무급의 기원은 19세기 후반 과학적 관리론을 주장했던 테일러(Frederick Taylor)로 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이 시점의 경제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에 따라 테일러는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직무분석을 통해 일을 구성요소들로 세분화해 분석하며 세분화된 직무실행 과정을 단계별로 효율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별 능력이나 동기에 있어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근로자에게 일관된 성과를 요구하는 과학적 관리론은 노동조합의 극심한 반대를 겪게 되면서 약 40여 년간 직무분석은 발전하지 못하고 직무급도 확산도 어려웠습니다.

 

2) 2차세계대전 시기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 전시노동위원회(National War Labor Board)는 임금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직무분석과 직무평가제도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2차 세계대전 이후 직무분석, 직무평가 방법이 개발, 보급되고, 노사 모두 직무급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직무급은 급속히 확산되는 계기가 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히 확산된 직무급은 세분화된 직무에 근거한 순수한 직무 중심 임금체계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개인 또는 집단 협상을 통해 임금을 결정하였는데, 직무분석·직무평가를 통해 협상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주관적 요소의 개입을 배제할 수 있다는 점은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줄이는 방법으로 사용하게 된 것도 직무급 확산의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이다.

기업들은 노조를 납득시킬 수 있는 합리적 임금체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노조 또한 직무분석을 통해 조합원들의 임금이 오히려 올라가고 사업주들이 고용보장을 약속하면서 노조도 더 이상 직무급을 반대하지 않게 되면서 직무분석·평가를 통한 직무급의 확산이 속도를 더 하게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직무급을 더 합리적이고 평등한 임금체계로 인식하고 직무급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비록 처음에는 직무분석을 실시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일단 직무분석과 직무평가를 통해 기본 직무기술서와 직무등급이 마련되면 임금체계가 더 예측하기 쉽고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3) 다품종 소량생산 시기

1970년대 이후 급격한 기술 변화, 다품종 소량생산체계로의 전환 등으로 순수 직무급에 숙련급, 역량급, 성과급, 능력급 등 속인적 성격이 가미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특히, 기존의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의 변화는 조직의 수평화, 팀작업, 로테이션, 과업의 지속적 변화 등 작업장 혁신을 불러왔다. 이는 기존의 경직적으로 세분화된 직무에 근거한 순수직무급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였고, 근로자들의 다양하고 유연한 직무수행능력을 임금으로 산정할 수 있도록 숙련급을 도입하게끔 작용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도 직무급을 대체했다기보다는 직무급을 부분적으로 보완하는 형태로 작용하였다. 포춘 1,0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부분적이더라도 숙련급을 활용하는 사업체의 비율은 1987년 50%에서 1990년대 후반에는 2/3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1980년대 이후 지식경제로의 전환은 지식 근로자들이 가진 직능과 지식을 기업간에 비교적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인재유치를 위한 기업들의 경쟁을 심화시켰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직무급에 직능과 지식의 시장가치와 성과를 반영하며, 순수 직무급 제도에서 속인적 요소를 반영하는 형태로 임금체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법 시행에 따른 직무급 제도 발전

둘째로 1963년 미국의 동일임금법(The Equal Pay Act), 1964년 공민권법(Civil Rights Act)의 시행은 임금책정과 관련하여 차별을 금지하게 되었고, 임금차이가 반드시 직무와 관련된 것들이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임금설정에 관한 충분한 자료를 제시해야 했으며, 그 결과 자세한 직무분석에 근거한 자료를 통해 근로자간 임금격차를 객관적으로 정당화하는 노력을 하여야 했다.

또한 1990년 통과된 미국 장애인법(American with Disabilities Act)도 직무분석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미국의 노동법들이 기업의 직무에 대한 자세한 이해를 전제로 마련되었으며, 기업들은 직무분석을 더 이상 임금책정을 위한 것 뿐만 아니라 법 준수, 차별 관련 법적 소송 대응 등을 위해서도 사용하게 되었다.

 

 

표준화된 직무 및 시장임금 정보에 따른 직무급 제도 발전

마지막으로 직무분석에 필요한 직무정보, 시장임금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것이 직무급 기반의 임금체계 확산에 크게 기여하였다.
직무분석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직무에 대한 정보수집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모두가 공정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직무분석을 해 내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노동부는 표준화된 직무 관련 정보를 제공하게 되었다.

 

O*Net의_직무정보
O*Net의 직무정보

 

1939년 대공황으로 대량실업이 발생하면서 직업소개와 상담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표준화 된 직업정보시스템인 DOT(Dictionary of Occupational Titles)를 만들었다. 1998년에는 더 유연하고 직업별 비교가 가능한 O*NET이라는 새로운 직업정보 시스템을 개발하여 온라인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미국기업들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직무분석 자료는 O*NET이다. O*NET은 미국 기업들의 직무분석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많은 직무의 내용을 표준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들이 손쉽게 직무정보를 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직무분석이 간소화되고 시장임금을 직무와 매칭하여 임금을 결정하는 시장임금 조사 (market pricing)를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화되고 있다. 

미국 임금체계의 특성은 성과, 개인의 직업능력 등에 따라 직무급에 차등을 둘 수 있는 브로드 밴딩 방식의 확산이다. 직무급의 경우 직무와 직급의 상대적 가치를 단일 액수가 아닌 일정한 범위 또는 폭(range)으로 직무급을 정하는 임금구간(pay band)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브로드밴딩 방식은 유사 직무등급을 통폐합하여 직무등급의 수를 줄이고 직무등급별 임금구간을 확대하여 동일 직무등급에서의 임금 차등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1992년 GE가 도입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GE는 14개 직무등급을 4개의 브로드밴드로 통합한 바 있다. 이러한 임금체계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의 가장 지배적인 임금체계는 전통적인 세분화된 등급제에 따른 직무급이라고 할 것이다.

 

미국의 임금체계를 우리나라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철저하게 직무중심의 임금체계를 기반으로 하면서 환경변화에 맞춰 속인적 속성이 가미되고 있으며, 개인성과, 직무의 시장가치 변동 등에 따라 기본급 인상이 이뤄지지만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인상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용노동부 등 정부나 국회에서 직무급, 직능급의 전환 이야기가 잊을만하면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2022년도 현시점의 고용노동부의 핵심 과제중 하나가 호봉제에서 직무급, 직능급의 전환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외친다고 호봉제에서 다른 임금체계로 변환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현시점에 장기근속이나 고연령인 경우에는 호봉제 포기가 쉽지가 않겠죠.

그렇다고 미국 O*NET과 같은 상세한 직무정보나 시장임금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기업마다 임금정보를 대외비로 관리하는 부분도 많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도 시장임금 정보 확인은 더더욱 어려운 환경입니다.

미국의 사례와 같이 사회적, 경제적 환경이나 법 제도, 정부기관의 신뢰할만한 정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단순히 직무급이 좋다 직능급이 좋다고 이야기하는건 사업주 말고 체감할 수 없는 외침이 아닐까 싶습니다.

 

임금체계는 단순히 A → B로 버튼을 누르듯 전환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임금체계는 그 나라, 그 회사의 역사가 녹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임금체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아무리 완성된 임금체계라 하더라도 각 나라, 각 회사에 맞는 핏을 맞추고 보완하는 노력 역시 오랜기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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